古典で学ぶ韓国語ー「Tales of Zara(별주부전)」part3
그러자 뜰 아래에 늘어서 있던 나졸들이 토끼의 배를 가르려 일시에 달려 들었다. 이 때 토끼는 용왕의 말을 듣고는 난데없는 날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아득해졌다.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 준다는 별주부의 말에 속아 가족과 고향을 버리고 이렇게 왔으니 어찌 이런 재앙이 없을쏘냐?”
“이제는 날개가 있어도 능히 하늘로 날아가지 못할 것이요, 축지법을 쓸지라도 여기서 능히 벗어나지 못하리니 어찌하리요?’
토끼는 절망감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다시 생각하되,
‘옛말에 이르기를 호랑이 굴에 가서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였으니 어찌 죽기만 생각하고 살아날 방책을 헤아리지 아니하리요?”
하더니 문득 한 묘한 꾀를 생각해 냈다. 이에 , 얼굴빛을 태연스럽게 하고 고개를 들어 용왕을 우러러 보며 말씀을 올리니,
“제가 비록 죽을 지라도 한 말씀 아뢰나이다. “
“용왕님은 수궁의 임금이시오, 저는 산중의 하찮은 짐승일 따름이옵니다.”
“만일 제 간으로 용왕님의 병환을 낫게 할 수만 있다면 어찌 한낱 간 따위를 아끼겠나이까?”
“게다가 죽은 뒤에 후하게 장사를 지내주고 사당까지 세워주신다고 하시니 그 은혜는 하늘과 같이 넓고 크나이다.”
“비록 지금 죽는다고 한들 어찌 조금이라도 여한이 있겠사옵니까?
“다만 애달픈 바는 제가 비록 하찮은 짐승이오나 보통 짐승과 달라 지금은 간이 없나이다.”
“저는 본래 하늘의 정기를 타고 태어난 까닭에 아침이면 옥 같은 이슬을 받아 마시며 밤 낮으로 향기로운 풀을 뜯어먹고 사옵니다.”
“제 간이 영약이 되는 것은 그런 까닭입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은 저를 만날 때마다 간을 달라고 막무가내로 보챕니다.”
“저는 이런 간절한 부탁을 매번 거절하기 어려워 간을 염통과 함께 꺼내 맑은 계곡 물에 여러 번 씻어 높은 산, 깊은 바위 틈에 감춰두고 다닙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별주부를 만나 여기까지 따라 온 것이니 만일 용왕님의 병환이 이러한 줄 알았던 들 어찌 가져오지 아니하였겠습니까?”
하며 오히려 뒤를 돌아 별주부를 꾸짖기 시작한다.
“네 이놈 별주부, 네가 진정 임금을 위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어이 이러한 사정을 말 하지 않았단 말이냐?”
그러나 이러한 토끼의 꾀를 알아차린 용왕은 토끼를 보며 크게 노하며 꾸짖었다.
“너야말로 참으로 간사한 놈이다.”
“천지간에 어느 짐승이 간을 내고 들일 수 있단 말이냐?”
“네가 그 짧은 꾀로 살길을 도모하고 있겠으나 너무나도 황당하고 허무맹랑하다.”
“네가 과인을 기만하였으니 그 죄는 크도다.”
“너의 간을 내어 과인의 병을 고침은 물론이며 임금을 속이려 한 죄를 엄한 벌로 다스리리다.”
용왕의 지엄한 꾸짖음에 토끼는 정신이 아득하고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해 졌다. 이제는 방법이 없어 속절없이 죽겠구나 싶었으나 이리 죽을 수는 없는 까닭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왕을 보며 빙그레 웃으며 고한다.
“용왕님, 제 말씀을 잘 들으시고 현명하신 판단을 하시기 바랍니다.”
“제 배를 갈라 다행히 간이 있으면 만사 해결이겠으나, 만약 없으시면 어찌 하신답니까?”
폐하의 병도 고치지 못하고 부질없이 저만 죽으니 어디가서 다시 간을 얻어 오시겠나이까?”
“그 때는 이미 후회하신들 늦으시니 깊이 헤아리시어 현명한 판단을 내리소서.”
Part4につづ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