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で学ぶ韓国語ー「Tales of Zara(별주부전)」part2
허둥지둥 호랑이를 피해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또 다시 떠돌다 보니 푸른 초원 위에 흰 털이 복슬복슬 한 귀를 가진 짐승이 뛰어 다니고 있었다. 별주부는,
‘올커니, 저것이야 말로 토끼구나’
확신을 하며,
“저기, 저, 토선생’
하며 부르니
“무슨 일로 나를 부르오?”
토끼임에 틀림없자 별주부의 머리에 지금까지 고생하며 방황하던 것이 스쳐지나간다.
그때여 남해용왕이 영덕전 새로 짓고 대연을 배설하여 삼해 용왕을 청래하여 주륙에 잠기어 수삼일 즐기더니 과음하신 탓이온지 우연 득병하야 용왕이 자탄을 허시는디,
“괴이한 병을 얻어 남해수궁 높은 궁궐 벗 없이 누웠은들 어느 누가 날 살리리요”
이때 신령 나타나 토끼 간이 제약이라 일러주니 이 말들은 용왕 별주부에게 말하기를,
“토끼를 잡아 오너라”
허니, 이에 별주부 허는 말이,
“난감하네. 난감하네. 난감하네. 난감하네. “
“세상이 어디요. 육지가 어디요. “
“토끼가 누구요. 어찌 생겼소.”
“그놈에 간을 어찌 구한단 말이오.”
“나나나나나나나나나 난감하네.”
“돈 싫소. 명예 싫소. 벼슬도 싫소.”
“세상에 나가긴 더욱더 싫소.”
“어찌 저 험한 세상 간단 말이오.”
“아이고 불쌍한 내 신세야 어허 난감하네”
어찌혔든 이리하여 별주부 세상에 나오는디, 정신없이 토끼를 찾아다닐 적에 어느 날 저 멀리
코는 오뚝 귀는 쫑긋 입은 방긋,
“아 저놈이 바로 토끼렷다”
이에 별주부 허는 말이,
“아이고 토 선생 정말 반갑소.”
“나는 용궁서 온 별주부이오.”
“용왕님께서 큰 상 주신다 허니, 자자자자자자자자자 용궁 갑시다”
“거리엔 산해진미 넘쳐나고, 건물은 모두 황금으로 지었고, 게다가 벼슬까지 하실 것이니
나와 용궁 가서 부귀영화 누립시다.”
이 말 들은 토끼 별주부에게 하는 말이 ,
“싫다 이놈아.”
“난감하네. 난감하네. 난감하네. 난감하네. 난감하네.”
“남해용왕 우연 득병하여 아무리 약을 써도 백약이 무효라. “
“난감하네 이에 별주부에게 토끼에 간을 구해오라 하니 난감하네.”
이 말 들은 별주부 허는 말이,
“난감하네.”
그러나 빈 손으로 돌아갈 수 없는 별주부는 토끼를 감언이설로 꼬드긴다.
용궁의 아름다움과 풍성한 먹을거리, 육지에서 살면 언제 어찌 죽을 지 모른다, 라는 협박까지 하며 자기와 함께 수궁으로 가자한다.
생각해 보니 토끼또한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별주부의 꼬임에 넘어가 지난 해 새로 맞이한 아내와 작별의 인사도 하지 않은 채 용궁으로 가기로 마음 먹는다.
토끼는 별주부와 함께 물가로 내려와 별주부의 등에 올라 앉았다.
그리고는 두 눈을 꼭 감았다.
잠시 후 몸이 두둥실 뜨는 가 싶더니만 어느새 바다 속으로 빠져 들었다.
눈을 떠 보니 오색 구름이 찬란하게 궁궐을 휘감고 있었는데 문 위에는 ‘북해 용궁’이란 현판이 걸려 있었다.
용궁 문 앞에는 많은 졸개들이 삼엄하게 늘어서 있었다.
별주부가 토끼에게 이르기를 ,
” 내 잠깐 들어갔다 올 터이니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시게.”
하고는 용왕 앞에 나아가 토끼 잡아온 상황을 아뢴다.
수궁 신하들은 만세를 부르고 병든 용왕은 크게 기뻐하였다.
토끼를 어서 잡아 들이라는 분부에 금부도사가 나졸을 거느리고 나가보니 토끼는 홀로 앉아 별주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는 별주부는 오지 않고 뜻밖에 나타난 금부도사가 어명을 전하자. 나졸들은 좌우로 달려들어 토끼를 옴짝달싹 못 하게 묶었다. 그리고는 바람같이 급히 몰아 용왕 앞에 무릎을 꿇렸다.
토끼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보니 앞에는 우뚝한 금관을 쓰고 비단 옷을 걸친 용왕이 앉아 있고 좌우에는 온갖 신하들이 빡빡하게 지켜서 있었다.
용왕이,
“과인이 우연히 병을 얻어 고생한 지 여러 해 되었도다.”
“네 간이 약이 된다는 말을 듣고 특별히 별주부를 보내어 너를 데려 왔으니 너는 죽는 것을 한스럽게 여기지 말거라.”
“너 죽은 후에 비단으로 몸을 싸고 구슬로 장식한 관에 넣어 천하의 명당 자리에 묻어 줄 것이니. 또한 과인의 병이 낫게 되면 마땅히 너의 사당을 세워 너의 공을 표하며 대대손손 존경받는 가문이 될 것이다.”
“산중에서 살며 호랑이나 뱀, 솔개의 밥이 되거나 사냥꾼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 보다야 얼마나 영화롭고 명예스러운 것이냐.”
“과인의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니 너는 죽어서도 나를 결코 원망하지 말지어다.”
하고는 즉시 토끼의 배를 가르고 간을 내 올 것을 명하였다.
Part3につづ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