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で学ぶ韓国語ー「春香伝(チュニャンヂョン)」 part3
이 별
“도련님 사또께서 부르시오.” 도련님 들어가니 사또 말씀하시되.
“서울에서 동부승지 교지가 내려왔다. 나는 문서나 장부를 처리하고 갈 것이니 너는 식구들을 데리고 내일 바로 떠나거라.”
아버지의 명을 듣고 한편으로 반갑고 다른 한편으로는 춘향을 생각하니 흉중이 답답하다. 사지에 맥이 풀리고 간장이 녹는 듯, 두눈에서 더운 눈물이 펄펄 솟아 옥 같은 얼굴을 적신다. 겨우 대답하고 물러나와 꺼리낌이 없는 어머니에게 춘향의 얘기를 울며 하다가 꾸중만 실컷 듣고 춘향의 집으로 간다. 설움은 기가 막히나 노상에서 울 수 없어 참고 나오는데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지라. 춘향 문전 당도하니 통째 왈칵 쏟아져 놓으니,
“에고 이게 웬일이오? 무슨 일이 있으시오? 서울서 기별이 왔다더니 상복 입을 일이 생겼소?” 춘향이 묻자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듣고 있던 춘향은 기뻐하며 “경사인데 어찌 이리 우십니까?”
“너를 버리고 갈 터이니 내 아니 답답하냐.”
“네 이야기를 아버님께는 못 여쭈고 어머님께 여쭈오니 꾸중이 대단하시더라. 불가불 이별이 될 밖에 별수 없다.”
춘향이 이 말을 듣더니 갑자기 얼굴이 바뀌며 안절부절, 얼굴이 새파래지며 이를 갈며 온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치맛자락을 뜯고 찢고 머리를 움켜쥐며 와드득 쥐어 뜯어 도련님 앞에 던졌다.
“도련님, 지금 말씀은 참말이요, 농담이요? 우리 둘이 처음 만나 백년언약 맺은 일도 대부인 사또께옵서 시키시던 일이오니까? 웬 핑계요? 광한루에서 잠깐 보고 내 집에 찾아와서 오월 단오 밤에 내 손길 부여잡고 밖에 나와 맑은 하늘 천 번이나 가리키며 굳은 언약 어기지 않겠노라고 만 번이나 맹세하기에 내 정녕 믿었더니 결국 가실 때는 톡 떼어 버리시니 낭군 없이 어찌 살꼬…”
춘향의 절규에 월매가 나와 들어보더니 “아이고 이거 큰일 났구나”
방 사이에 놓인 마루에 올라 창문을 두드리며 우루룩 달려들어 주먹으로 겨누면서 “이년, 썩 죽어라. 죽은 시체라도 저 양반이 지고 가게. 내 항상 후회하기 십상이니 도도한 마음 먹지 말고 너와 같은 형편의 인물을 짝으로 얻어라 이르렀다. 남과 유별나게 다르더니 잘 되고 잘 되었다.”
두 손을 꽝꽝 마주 치면서 도련님 앞에 달려 들어 “나와 말 좀 하여 봅시다. 내 딸을 버리고 간다니 무슨 죄로 그러시오. 춘향이 도련님 모신 지 거의 일년 되었으니 행실이 그르던가 예절이 그르던가 바느질이 그르던가 언어가 불순하던가 잡스러운 행실 가져 기생처럼 음란하던가? 이 봉변이 웬일인가? 도련님 가시고 우리 춘향이는 어찌 삽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