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で学ぶ韓国語ー「春香伝(チュニャンヂョン)」 part2
낙포의 선녀인가 무산의 선녀인가. 도련님 혼이 빠져 일신이 괴로우니 진실로 장가 안 간 총각이로다. “저 건너 화류 (花柳)중에 오락가락 희뜩희뜩 어른어른 하는 게 무엇인지 자세히 보아라” 통인이 살펴보고 여쭈오되, “다른 무엇 아니오라 이 고을 기생 월매 딸 춘향이란 계집아이로소이다. 제 어미는 기생이오나 춘향이는 도도하여 기생 구실 마다하고 온갖 꽃이며 풀이며 글자도 생각하고 여자의 재질이며 문장을 겸비하여 예사 처자와 다름이 없나이다.” 도령이 허허 웃고 방자를 불러 분부하되, “들은즉 기생의 딸이라니 급히 가 불러오라”
방자 분부 듣고 춘향에게로 가 “여봐라, 춘향아.” 부르는 소리에 춘향이 깜짝 놀라,
“무슨 소리를 그따위로 질러 사람의 정신을 놀래느냐.”
“이 애야, 말 마라. 일이 났다.”
“일이라니 무슨 일?”
“사또 자제 도련님이 광한루에 오셨다가 너 노는 모양 보고 불러오란 명을 내렸다.”
춘향이 화를 내어,
“네가 미친 자식이로다. 도련님이 어찌 나를 알아서 부른단 말이냐. 이 자식 네가 내 말을 종달새가 삼씨 까먹듯 빨리 하였나 보다.” “오늘이 단옷날이라 비단 나 뿐이랴. 다른 집 처자들도 여기 와서 함께 그네를 탔을 뿐 아니라 설혹 내 말을 했을지라도 내가 지금 기생이 아니니 예사 처녀를 함부로 부를 리도 없고 부른다 해도 갈 리도 없다.”
방자 별 수 없이 광한루로 돌아와 도련님께 여쭈오니 도련님 그 말 듣고 이리이리 다시 전하라 한다.
춘향이 “너 왜 또 오느냐?”
“도련님이 다시 전갈하시더라. 내가 너를 기생으로 안 것이 아니다. 들으니 네가 글을 잘한다기로 청하노라. 여염 처자 불러 보는 것이 민망한 일이지만 꺼리지 말고 잠깐 와 다녀가라 하시더라.”
춘향이가 그제야 못 이기는 모습으로 겨우 일어나 광한루 건너갈 제, 달 같은 태도 꽃다운 용모로 천천히 건너간다. 도련님 난간에 절반만 비켜서서 그윽이 바라보니 춘향이가 건너오는데 그 아름다움이 세상에 둘도 없는지라.
고운 걸음 단정히 옮겨 천연히 누각에 올라 부끄러이 서 있거늘, 통인 불러 말한다.
“앉으라고 일러라.”
춘향의 앉는 거동을 보니 갓 비가 내린 바다 흰 물결에 목욕제개하고 앉은 제비가 사람을 보고 놀라는 듯. 별로 꾸민 것도 없는 천연한 절대 가인이라. 아름다운 얼굴을 대하니 구름 사이 명월이요. 붉은 입술 반쯤 여니 강 가운데 핀 연꽃이로다. 신선을 내 몰라도 하늘나라 선녀가 죄를 입어 남원에 내렸으니 달나라 궁궐의 선녀가 벗 하나를 잃었구나. 네 얼굴 네 태도는 세상 인물 아니로다.
이 때 춘향이 얼굴을 잠깐 들어 이 도령을 살펴보니 천하의 호걸(豪傑)이요 세상의 기이한 남자라. 이마가 높았으니 젊은 나이에 공명을 얻을 것이요. 이마며 턱이며 코와 광대뼈가 조화를 얻었으니 충신이 될 것이라. 흠모하여 눈썹을 숙이고 무릎을 모아 단정히 앉을 뿐이로다.
이 도령이 하는 말이 “네 성은 무엇이며 나이는 몇살이냐?” 춘향이 답한다. “성은 성(成)가이며 나이는 십육세이옵니다.” 이 도령은 내심 기뻐하며 “그것 참 반갑다. 네 나이는 들어보니 나와 동갑인 이팔이구나. 성씨를 들어보니 하늘이 정한 인연임에 틀림없다. 혼인하여 좋은 연분 만들어 평생같이 즐겨보자. ” 말을 이으며 “너는 귀한 딸이다. 하늘이 정하신 연분으로 우리 둘이 만났으니 변치 않는 즐거움을 이뤄 보자.”